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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風立ちぬ

기억에 남아야 한다!/퍼프&퍼프

by xaint 2013. 10.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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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개인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시대는 이미 끝났고, 신카이 마코토(요즘은 영~)나 호소다 마모루(역시 최고)의 시대라고 생각하고 있어 은퇴작이라느니, 논란이 되고 있다라느니, 말이 많은 작품이였지만보지 않고 있었다....ㅋㅋ 그런데 이번에 '바람이 분다'에 대해 토론(?) 비스무리 한 것을 해야하기에... 후배와 집근처 극장으로 향했다...

 

이번엔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적지 않을 생각... 어차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나오게 되고, 솔직히 그냥 한 번보시길... 직접 보고 판단하길 바라는 작품이기에...

 

먼저 짚고 넘어갈 점... 

한국판 포스터는... ... 죄송하지만, 영화를 보시고 만드신건지... 분명 "사랑합니다. 바람이 당신을 데리고 온 순간부터..."라는 대사는 존재하지만, '가슴속에 간직한 그리움을 만나세요'??? ...이 영화는 로맨스에 관한 이야기 아닙니다. 네이버에 영화정보에 줄거리도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써 놓은건지... 없는 내용은 아니지만, 여자 주인공(?) '나호코' 영화 중반정도부터 그려지고단지 주인공 '지로'을 그리기 위한 수단중 하나일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했거나... 물론 이 영화를 있는 그대로를 한국에서 선전하기엔 무리가 많은건 사실이지만, 차라리 '','환타지','열정'등의 가닥을 잡는게 좋지 않았을까요?^^ 

 

영화를 보고난 후...

 

말도 많은 작품이고, 스스로 생각를 정리하기 위해 체크 해보고자 한다... 아마 다른 평과 달리 좀 길어질듯...ㅋㅋ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영화로 보기 위하여 내가 한국인임을 잊고 보기위해 노력했네요...

 

감독은 분명히 이번 작품이 논란이 될꺼라고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전쟁을 위하여 비행기를 설계한 사람을 주인공으로반전, 평화를 이야기한다? 모순이다... 논란이 되어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고 싶었던건지, 그리고 모순된 인물을 주인공으로 쓰면서도 자신은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 아니면 면책 받고 싶은지... 그런 점에서 대비책으로 깔아논 장치들이 너무 허술해 보이기에...^^ 이렇게 밖에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주인공 - 무조건 꿈만 쫓는 열정적 인물? 흐름에 휩쓸릴수 밖에 없었던 피해자? 전형적인 일본인?

- 꿈 속에서 만나는 카프로니 백작을 통하여"하늘이라는 곳은 보기엔 굉장히 아름다운 꿈이야. 그러나 잔혹한 꿈이지.", "아름다운 비행기를 만들렴. 이런 비행기는 전투기와는 어울리지않아.", "피라미드가 있는 곳과 없는 곳 생각해 봤니? 애석하게도 난 피라미드가 있는쪽을 선택했단다."등의 대사를 내뿜지만,  주인공은 고민 한번 하지않고 상황에 순응하는 인물이다.

-  호텔에서 만난 외국인('라이하르트 조르게'가 아닐까?), "중일전쟁 잊고만주국 설립 잊고국제연맹 탈퇴 잊고일본은 파멸을 향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여기에서도 듣고 있을뿐 어떤 액션도 없다. 그리고 후에 특별고등경찰에게 쫓기게 되었을때도 주인공은 자신이 무엇때문에 쫓기는지, 인지하고 있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여자주인공 - 아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중 가장 사회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 인물?

-  실제 그 시대의 결핵에 걸려 죽는이가 많았다고 하지만, 부잣집 딸내미가 집안에서 반대하는 것도 아닌데남편이 숨어사는 집에서 조촐히 결혼식을 올리고, 남편이 일하는데 방해주기 싫어서 결핵환자가 그냥 옆에서 담배 피라고 하고남편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하여 산속 요양원으로 혼자 돌아가 죽는다. 지금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적 환경과 패전으로 인해, 일본의 근현대 여성상에는 페미니즘적 요소가 반영된 진취적, 자주적, 독립적인 강인한 여성을 많이 그렸었다. 시대를 이겨내는 여성상이 였는것에 비해 이번엔 그냥 순종하는 여성상이다...  별로다... ㅋㅋ

 

배경 - 도대체 얼마나 미화(美化)하여야 하는가? 지진이 나도, 전쟁이 나도, 사고가 나도, 누구하나 죽지 않는다._

-  '일본은 가난하다'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자기가 먹을려고 산 것을 주려고 하지만, 아이들은 자존심을 지키자고 받지 않는다. 그 행위에 대해 동료에게 비판 받는다. 그러면서 거대한 자본을 들여 전쟁에 필요한 물건을 만든다? 그게 잘한거야? 잘못한거야? 꿈만 쫓으면 되는거야?

-  관동 대지진... 한국사람이면 바로 관동 대학살을 떠올리는 것이지만, 솔직히 이 작품에서 그 부분을 그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큰지진이 나도 누구하나 죽지 않는다... 비행기 테스트중 사고가 나도 비상 탈출로 다 살아난다...  전쟁이 일어나도 사람이 죽는 걱정은 하지않는다...

- '기술적으로 이탈리아, 독일에 뒤쳐져있다'식의 이야기가 나온다그리고 주인공이 "이번엔 어디랑 싸우는거지? 중국? 미국?"이란 대사도 나온다... 여기서 결국 감독도 일본의 꼰대 노인네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무슨 이야긴가 하면 영화에 다른 아시아 국가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아마 폭격을 하게되는 대상이기에 잠시 거론한듯... 일본은 예전부터 '(_) 아시아'를 외쳤다. 일본은 아프리카와 더불어 빈곤국가가 많은 아시아와 다르고 이미 다른 선진국들과 대등하다라고 '탈아입구론'을 펼쳐왔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  마지막 부분이 제일 실망스러웠다. 마지막 부분 꿈에서 카프로니를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카프로니는 “우리의 꿈의 장소에 도착한 것을 환영한다”는 그의 말에 “이곳이 지옥”이라 화답한다. 카프로니 역시 “비슷한 거지”라며 자조한다. 자기가 앞만 보고 살아온 곳이 지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죽은 마호코가 나와 "바람이 분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라고 하는데... 이건 아니다 싶다... 이기적인 선택을 하여도 살아남으면 된다? ... 찜찜하다... 지금까지의 여러 작품이 관객이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기를 기대했다면, 감독이 마지막에 희망과 사랑이라는 포장으로 면책권을 던져주는 듯한...

 

솔직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림 좋고 음악 좋은 그냥 볼만한 작품

하지만 생각없이 보고 열광하는 이들에게는이야기 좀 해보자라고 하고 싶은 영화...

 


P.S. 결국 꽤 길어져서, 몇번에 나누어 썼습니다...ㅋㅋ 물론 위의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제가 옳고 다른 의견은 틀리다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제가 틀린 부분이 있을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몸사리는 나...캬캬캬)

1984년 舛田利雄감독의 작품「零戦燃ゆ」을 보고 비교 해봐도 좋고, 곧 개봉한다는 「永遠の0」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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